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연말을 빛내는 대표적인 클래식 걸작입니다. 청력 상실을 딛고 완성된 이 대작은 쉴러의 ‘환희의 송가’와 함께 인간 화합을 노래하는데요. 오는 12월 27일 '롯데콘서트 홀'에서 열리는 공연 좌석이 몇 자리 안 남았으므로 관심 있으신 분은 서둘러 예매하세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위대한 걸작의 탄생과 그 배경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서양 고전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며, 그의 청력 상실을 극복하고 완성한 대작입니다.
이 곡은 음악적, 철학적 깊이를 담아내며 베토벤의 창작력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4악장에 등장하는 프리드리히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바탕으로 한 대합창은 청중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글에서는 베토벤이 교향곡 9번을 작곡할 당시 청력 상실이 그의 음악적 결정에 미친 영향과 그가 직면한 도전들을 살펴보고, 이 작품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분석하겠습니다.
베토벤의 청력 상실: 9번 교향곡에 미친 영향
베토벤은 1800년대 초반부터 청력 상실을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향곡 9번이 작곡되던 시기, 그의 청력은 거의 완전히 상실된 상태였으며, 이는 그가 음악을 작곡하고 지휘하는 과정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베토벤은 악보에 의존해 음악을 ‘머릿속’에서 듣는 방식으로 작곡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1악장: 청력 상실이 미친 영향>
1악장은 D단조로 시작하여 장대한 서사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악장에서는 베토벤이 청력 상실로 인해 고음역대의 멜로디를 듣기 어려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저음에 집중된 선율이 두드러집니다.
이런 특징은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둡고 묵직하게 만들며, 청력 상실이 작곡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왔음을 보여줍니다.
베토벤의 청력 상실은 그가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음악적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구조화하고, 악보를 통해 상상 속에서 소리를 구상하는 능력을 발달시켰습니다.
<4악장: 소프라노와 베이스의 도전>
4악장은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음악을 입힌 대합창으로, 교향곡 9번의 백미로 손꼽힙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작곡과 연주 모두에서 큰 도전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소프라노와 베이스 파트에서 난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소프라노는 높은 음역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했고, 베이스 파트는 독특한 리듬과 빠른 진행으로 인해 어렵게 구성되었습니다.
당시 소프라노 가수들은 높은 음역을 부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베토벤 역시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연습을 강조한 에피소드가 남아 있습니다.
각 악장별 자세한 설명은 <베토벤 합창 교향곡 작품 개요와 곡 분석(여기 클릭)>을 참고하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프리드리히 쉴러의 ‘환희의 송가’와의 연관성>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음악적 구조뿐 아니라 철학적 메시지로도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4악장에서 사용된 프리드리히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는 인류애와 평등, 자유에 대한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이 시에 매료되어 1790년대부터 이를 음악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를 완성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쉴러의 시는 프랑스 혁명 이후 유럽 전역에 확산된 자유와 평등의 정신을 상징하며, 베토벤 역시 이러한 이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특히 베토벤은 4악장을 통해 인간의 화합과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며, 모든 인간이 형제애로 하나가 되는 이상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이 그의 음악적 표현과 결합되면서 교향곡 9번은 단순한 음악 작품을 넘어선 인류의 이상을 노래하는 대서사시가 되었습니다.
<커튼콜 5번: 감동적인 첫 공연>
1824년 5월 7일, 빈의 카르스너토어 극장에서 교향곡 9번이 초연되었을 때, 베토벤은 무대 위에서 지휘를 했지만, 청력 상실로 인해 실제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를 대신해 지휘자 미하엘 움라우프가 실질적인 지휘를 맡아 공연이 진행되었는데요.
공연이 끝난 후, 청중들은 베토벤을 향해 커튼 콜을 다섯 번이나 요청하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당시 베토벤은 청중들의 환호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뒤돌아 서 있던 베토벤에게 한 오케스트라 단원이 그를 돌려세웠고, 그제야 베토벤은 청중들의 열렬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베토벤이 청각을 잃었지만 그의 음악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지휘와 관련된 일화: 베토벤의 고집과 열정>
청력 상실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은 직접 교향곡 9번의 첫 공연에서 지휘를 하겠다고 고집했습니다. 비록 그는 음악을 들을 수 없었지만,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서 지휘하는 것이 그의 자부심이었습니다.
그러나 베토벤의 지휘는 실질적으로 오케스트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움라우프가 백스테이지에서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습니다. 베토벤은 청중의 박수소리조차 듣지 못했지만, 그의 열정은 공연 내내 무대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러한 일화는 베토벤의 완고함과 음악에 대한 헌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의 음악적 열정은 청각 장애를 넘어선 창조적 에너지로 발현되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교향곡 9번의 유산: 인류의 화합을 노래하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그가 겪은 육체적, 정신적 고난을 딛고 만들어진 대작으로, 그에게 있어 음악은 청각 장애를 넘어 인류애를 표현하는 매개체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4악장에서 합창과 함께 펼쳐지는 ‘환희의 송가’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존재임을 선언하며, 이러한 이상을 통해 세계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교향곡은 이후 수많은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20세기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유럽 연합은 교향곡 9번의 마지막 합창 부분을 공식 찬가로 채택했으며, 이는 베토벤의 음악이 국경을 초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치며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그의 청력 상실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위대한 작품입니다. 1악장에서부터 4악장에 이르기까지, 그의 창작 과정에는 수많은 도전이 있었지만, 그는 이를 극복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화합을 노래하는 대작을 탄생시켰습니다.
쉴러의 시와 결합된 이 작품은 인류애와 평등, 자유의 이상을 담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걸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베토벤의 고난과 영감이 담긴 이 작품은 음악사뿐만 아니라 인류의 문화 유산으로서도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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